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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플레이티켓 인터뷰기사입니다.[민중의소리]

진보된 공연계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는 티위스컴퍼니 김효상 대표

 

 

 

스타들과 대형 규모를 내세운 공연들은 유명포털 사이트 순위 내에 랭크되며 늘 관객들의 시선에 쉽게 포착된다. 여기에 대형 판매 사이트까지 가세해 홍보에 힘을 더한다. 대학로를 포함해 전국에 수백여 개의 극단들이 작품을 토해내고 있지만 중소 단체의 작품은 쉽게 찾아볼 수 없다. 공연계 내 불균형이다.

공연계 내 승자독식과 불균형을 깨고 새로운 플랫폼을 창출한 인물이 있다. 티위스컴퍼니 김효상 대표다. 그는 공연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온라인 사이트 ‘플레이티켓’을 열었다. 티위스컴퍼니 김효상 대표를 만나 이곳이 생기게 된 배경과 역할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김효상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질문 ‘플레이티켓’은 작품성이 뛰어나지만 홍보되지 못하는 소규모 단체 작품을 홍보해주고 티켓 판매까지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곳에서 하는 일이 정확히 무엇인지 소개해 달라.

답변생긴지 1년 됐고 공연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온라인 사이트다. 꼭 작품성 있는 공연만 판매하는 것은 아니다. 사실 작품성에 대한 평가는 주관적이기 때문에 판단하기 어렵다. 기본적으로는 장르, 작품 규모, 지역에 관계없이 차등 없이 노출한다는 마음을 담아 만들었다. 그렇다보니 사이트의 주된 방향이 중소 단체 공연에 적합하게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어떠한 배타적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니 오해가 없길 바란다. 오히려 이것저것 다 파는 종합사이트에서 공연 상품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이 안타깝게 느껴졌고 그런 가운데에도 스타성 있는 출연자들을 내세운 대형 공연들만이 승자독식하고 있는 구조를 해결해보고자 하는 다소 무모한 마음에서 출발했다.

질문 사이트 개설 뒤 주위 사람들에게 여러 이야길 들었을 것 같다.

답변모두가 크고 유명한 작품들을 팔아야 사이트가 잘 된다고 조언 아닌 조언을 하더라. 하지만 큰 공연은 굳이 우리 사이트가 아니어도 잘 될 것이고 누구나 탐낼 것이라 생각한다. 오히려 막대한 홍보 마케팅 홍수 속에서 잘 드러나지 못한 채 스쳐가 버리는 공연들이 지금 우리에겐 소중할 따름이다. 이것은 내가 공연 기획자이고 우리 회사 또한 공연 기획사이기 때문에 가지게 된 자연스런 마인드다. 대형 공연이든 소규모 공연이든 티켓 한 장 팔기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 알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유통 판매를 담당하는 우리 같은 사이트가 소위 잘나가는 공연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홍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단체들을 도와줄 방법을 고민해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는 판매 사이트는 공연 단체들을 대상으로 높은 수수료를 받기에만 급급하고 제작 단체의 정서를 전혀 고민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공연산업을 지키며 발전시키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 이 공연판이라는 생태계 안에서 살아가야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가격 경쟁만 부추기는 판매 사이트의 횡포에서 벗어나야 장기적인 발전을 모색할 수 있다고 믿는다. 타 사이트에 비해 특출 나겠다는 대단한 의도라기보다는 상식적인 판단에서 나온 믿음에서 비롯되었다. 티켓 소셜 사이트에서는 15%에서 심지어 20%에 육박하는 수수료를 내면서도 공연을 판매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어가고 있다. 이 상태로는 공연계가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질문 이 밖에도 중소 단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답변예술가들이 중심이 된 단체를 보면 공연을 만들어서 올리는 이른바 프로덕션 활동은 잘하지만 예매처를 관리하고 체계적인 홍보 활동을 하는 기획적인 일에 대해서는 부족한 단체가 많다는 걸 느꼈다. 심지어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보내는 것조차 제대로 할 줄 모르는 곳도 많다. 우리는 그들의 공연 자료를 다듬어서 보도자료로 뿌려주는 일도 무상으로 도와주고 있다. 그래서 언론사에서 우리에게 공연 취재 문의가 오면 단체와 스케줄을 조정하여 연결시켜주는 업무도 우리일이다. 공연이 잘 돼야 우리도 잘 된다는 동반자적인 지극히 당연한 입장이다. 그러나 우리의 기조를 성스럽게 포장하고 싶지는 않다. 달리 보면 경제학용어에서 말하는 ‘롱테일’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질문 이쯤 되니 ‘티위스 컴퍼니’의 의미도 궁금해진다.

답변‘티위스 컴퍼니’는 ‘That Is What I Say’의 이니셜이다. ‘공연으로 말한다’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으며 세상과 소통하는 도구가 우리에겐 공연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로고도 따옴표 모양이다.

"목적은 단 하나,
‘어떻게 하면 공연기획사와 관객들이
만족할만한 사이트를 만들 것이냐’였다.”

질문 창설 배경이 알고 싶다.

답변차리게 된 배경이 공연 상품을 전문으로 다루는 ‘밴더사’에서 출발하였다. 기업 임직원들이 회사로부터 받은 복지 포인트로 특정한 폐쇄몰에 들어가서 상품을 구매하는데 그 사이트에 공연을 모아서 직접 올리고 판매 관리를 하는 일을 하고 있다. 복지몰의 시장은 연간 2조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그리고 신생 사이트들이 많이 생기고 민간 기업들도 선택적 복지제도를 많이 도입하고 있어서 매년 꾸준한 성장을 하고 있는 시장이다. 기업의 복지몰을 운영·대행하는 회사인 이지웰, 이제너두를 비롯하여 총 7개 회사들과 거래를 하고 있어서 그 점에 있어서는 이미 우리는 최대 규모의 밴더사다. 이 시장에 공연 상품들이 더 많이 안착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 복지몰은 전부가 폐쇄몰이기 때문에 가격을 낮춰서 팔아도 공연 이미지 하락에 대한 우려가 없다. 그래서 대형 공연들도 많이 판매 의뢰를 하고 있다. 이 사업 아이템으로 처음 회사가 출발했고 그때부터 공연 유통 구조가 눈에 들어왔다. 단지 공연을 제작하고 홍보할 땐 몰랐던 것들이 보였고 그것을 알고 나니 유통이 대부분의 공연 단체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유통사들이 공연단체에게 가혹한 것이 아닌가라는 느낌마저 들었다. 그래서 공연 단체에 유리한 사이트를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플레이티켓’을 기획한 것이다. 프로그램개발은 외주를 줬지만 웹기획은 우리가 직접 했다. 목적은 단 하나, ‘어떻게 하면 공연기획사와 관객들이 만족할만한 사이트를 만들 것이냐’였다. 물론 공연 상품이 많고 구매 빈도가 높은 사이트가 당장에는 좋겠지만 우리 사이트가 성장했을 때 공연 단체와 관객들에게도 그 결과가 돌아갈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애초부터 고민한 것이다.

질문 선순환 구조에 대한 고민이 메인 화면에도 드러나는 것 같다.

답변그 취지를 반영한 것이 메인 화면에 공연 포스터를 노출시키지 않는 점이다. 아무리 컴퓨터 모니터의 스크롤바를 내려도 메인 화면에 포스터를 노출하는 수는 한정될 수밖에 없다. 다들 메인 화면 또는 화면 상단에 자신들의 작품이 노출되기를 바란다. (플레이티켓은 공연상품리스트를 화면에서 모아 볼 때도 랜덤배열이다.) 그걸로 인기 있는 사이트는 광고 수익이 되는 프레임을 쥐고 있다. 기본적으로 선순환을 기대할 수 없는 구조다. 우리는 기존의 사이트가 추구해오던 이익 구조에서 벗어나려고 했다. 어차피 기존의 경쟁 구조로는 승산이 없다고 생각한 것도 있다. 대신에 공연 판매자들이 직접 운영하는 ‘타운’이라는 미니숍 기능을 제공하여 단체가 판매하는 여러 공연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하였다. 관객들에 대한 공지사항이나 이벤트 등 여러 가지 소식도 ‘타운’게시판에 직접올리고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게 하였다. 공연 상품도 직접 등록하고 수정할 수 있다. 판매자의 자율성과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다. 단지 하나의 공연 상품을 팔고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점차 공연 단체의 브랜드를 부각시키자는 취지다. SNS의 ‘좋아요’ 같은 ‘Hope’ 버튼이 있어서 관객들은 공연 단체와 공연에 ‘Hope’를 누를 수 있다. 그러면 공연 단체는 자신들에게 ‘Hope’을 누른 관객들에게 직접 메시지를 보내서 공연을 홍보할 수 있다. 할인 쿠폰도 공연 단체가 직접 발행할 수 있어서 판매가 취약할 때 파격적인 할인가를 제공하되 이미지를 하락시키지 않고 조용히 진행할 수 있다. 이러한 기능은 차후에 포털사이트의 온라인 카페 기능과 유사하게 확대시킬 계획이다.

질문 공연계에 없었던 혁신적인 이야기들 같다.

답변혁명적이거나 그런 건 아니다. 지금 말한 것들을 역으로 따져보면 사이트가 독특하다기 보단 공연 단체가 누릴 수 있는 기본적인 것들에 대해 원론적인 시각에서 출발했다 느껴지지 않는가? ‘래디컬(Radical)’이란 단어를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급진적’이라는 뜻이 있지만 ‘근본적’이라는 의미도 가진다. 무언가를 뒤집어엎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혁명적 시도가 결국 본래의 상식대로 되돌려 놓는 일이라는 것이라 생각한다. ‘합리적인 것’에 대해 생각한다면 여태까지 타성에 젖어 무비판적으로 수용했던 것들에 대한 불합리함을 자연스레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가치를 가격으로만 매기려는 것도 문제지만
공연상품이 더 많은 관객을 만난다는 구실로
더 이상 착한 가격을 강요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질문 불균형이 개선됐을 때 관객(소비자), 예술가, 플레이티켓 삼자가 맞이할 수 있는 긍정적인 결과는 어떤 것일까.

답변다양한 공연 장르의 발전이고 더불어 장르별 마니아층이 두터워지는 것이다. 연극, 뮤지컬은 그나마 대중화 되었지만 국악이나 무용 등 대중성이 약하고 아직도 지인 중심에 의존하여 공연 장르가 많다. 다양한 공연들이 여과 없이 관객들에게 노출되면 자연히 잘 만드는 단체들이 돋보이게 되고 공연선택에 대한 관객의 안목도 높아질 것이다. 공연 단체의 작품 경쟁력은 당연히 높아진다. 어쩌면 너무 이상적인 이야기일지는 모르겠으나 그렇게 믿고 나아가야 한다. 지난 10여 년간 공연 예술을 만드는 사람 즉 공급자들을 위한 지원정책이 다양하게 늘어난 건 사실이고 실제 종사자들도 늘어났다. 하지만 소비주체인 관객들을 양산하는데는 미흡했다. 소비자인 관객을 늘리기 위해 천원의 행복, 만원의 행복 같은 공연이 궁극적인 해결책은 되지 않는다고 본다. 공연 상품의 시장가격만 무너뜨릴 뿐이다. 소셜 사이트에서 가끔씩 이목을 끌기 위해 천원짜리 공연이 판매되는데 그 가격에 공연 팔아서 성공했다는 소식을 들은바 없다. 간혹 당장에 자구책은 될 수 있겠지만 점차 공연 산업은 침몰할 것이다. 공연은 기본적으로 서비스 상품이다. 소유할 수 없기 때문에 최소한의 무형적 가치가 관객의 머릿속에서 지켜지지 않으면 결코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그 가치를 가격으로만 매기려는 것도 문제지만 공연상품이 더 많은 관객을 만난다는 구실로 더 이상 착한가격을 강요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질문 가장 난제라고 생각하는 지점은 무엇인가.

답변특별한 난제는 없다. 사이트가 조금 더 빨리 성장했으면 하는 것 뿐이다. 결국 플레이티켓의 인지도를 확대하고 인식을 개선해야하는 문젠데 이것은 우리 회사의 몫이다. 인터넷과 모바일이 확산되면서 우리는 이미 사회적 인식의 전환이 아주 단시간에 이루어지는 걸 경험했으니 플레이티켓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도 변하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거라 기대한다. 실제로 우리의 뜻을 알아주고 지지해주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들의 마음을 감사히 여기고 기대에 부응하도록 열심히 해야한다는 생각뿐이다. 또한 이런 인터뷰를 통한 기회가 생겨서 감사하다. 우리가 공연 단체에 입점 제안을 할 때 ‘그 사이트 얼마나 팔려요?’라고 묻지 말고 최대한 우리를 이용할 방법을 생각해줬으면 한다. 공연이 좋아서 공연계에 일하시는 분들이라면 소통의 논리와 인문학적인 마인드를 기본적으로 장착하고 있다고 기대한다. 공연이 바로 소통이고 미디어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닌가.

질문 티위스컴퍼니에선 ‘플레이투스테이지’도 진행하고 있다. 이것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답변마포FM 100.7 MHz 로 송출되는 공동체 라디오 방송이다. 매주1회 목요일저녁에 방송되고 있고 팟캐스트 플랫폼인 팟빵이나 아이튠즈로도 업로드 하고 있다. 이 방송을 한지도 거의 1년이 되었다. 회사의 일이라기 보단 내 개인적인 일로 시작했고 우연치 않은 기회였다. 문화뉴스의 이우람 편집장이 마포FM 디제이를 하고 있었고 그를 통해 이 방송국을 알게 되었다. 조금 지나 마포 FM에서 방송활동가 모집 공고가 났고 현재의 프로그램으로 지원하게 되었다. 플레이투스테이지는 ‘놀이를 무대로’라는 의미로 공연이 가진 원시적인 속성을 뜻한다. 사실 라디오 방송을 하기 전부터 공연하는 사람들 특히 무대 출연자 이외의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는 팟캐스트 하나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마침 기회가 온 것이다. 매주 방송엔 공연소식과 메인게스트로 공연계 인물을 만나는 시간으로 꾸며져 있다.

질문 플레이투스테이지는 특별하다. 연극인만 나오는 게 아니더라.

답변내 머릿속의 화두는 ‘공연’이다. 사실 문화 예술 전반에까진 나도 생각이 못 미친다. 그냥 공연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하나의 동종업계의 공감대를 형성했으면 하는 것이고 그 첫 번째 단계가 서로를 제대로 알고 이해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나 역시 공연기획자이기 때문에 여태까지의 공연 예술에 관련된 프로그램이나 보도들이 대부분 무대 출연자 중심에 맞춰져 있는 것이 아쉬웠다. 게다가 라디오는 청각 미디어라 음악 중심인 것도 탈피하고 싶었다. 무대 출연자 외에도 공연을 만드는 사람들은 정말 많다. 그들의 보이지 않는 힘이 공연계를 지키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장르 간, 직업 간의 벽을 최소한 공연계 안에서 만큼은 허물어보자는 것이 내 의지이며 방송이 지향하는 가치다. 이 방송의 콘셉트는 배우나 뮤지션들의 잡담 같은 자잘한 에피소드를 듣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종사자들이 그간 말할 기회가 없어서 못했던 자신만의 철학과 속내를 들으며 공연계의 구조를 더듬어 보고자함이다. 청취자들에게 공연 전반의 현황을 간접적으로 학습하길 바라는 의도가 담겨있다. 불특정 다수의 청취자도 좋지만 공연 기획자들이나 이를 지망하는 분들이 더 관심 가져주면 감사하겠다.

질문 김효상 대표가 추구하는 공연 예술계의 미래는 어떤 곳인지 궁금하다.

답변공연예술의 미래라기 보단 나의 다짐과 공연을 만드는 동료들에게 던지는 제언으로 이해해주시면 좋겠다. 나 같은 기획자는 공연 예술이란 말에서 예술이라는 단어가 은연중에 내포하는 ‘허영’을 걷어내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지극히 현실적인 시각을 가져야한다. 예술은 보는 관객이 감동하는 것으로 작품성이나 흥행성을 판단하는 것이다. 만드는 입장에선 감동으로 작용하는 추상적인 것들을 논리적으로 잘 풀어서 관객에게 홍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허나 그것이 예술적 허영에 빠져서 사변적으로 변질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공연이 가진 올바른 가치를 찾고 예술이란 단어 뒤에 숨기보단 공연 예술 활동으로 당당히 경제 주체자가 되고자 하는 의지와 치열함이 우선이어야 한다.

기사원문

http://www.vop.co.kr/A0000112269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