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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또 같이/KooLee의 무대 그리고 사람 +18

공연의 시작은 제목처럼 자유롭다.

관객이 입장하기 전부터 이미 배우들은 무대와 객석을 자유롭게 오가며 연기를 하고 있다.

관객에게 말을 걸기도 하고 호응을 유도하기도 한다.

여기까지는 익숙한 연출이었다.

그러나 공연을 시작하기로 한 시각이 지나도 한동안 출입문이 닫히는 것 외에 큰 변화 없이 이러한 연기는 계속된다.

이 시간동안 배우들은 자연스럽게 주요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각자 상황을 연기하고 잠깐의 암전으로 본격적인 사건이 시작된다.

자칫 산만할 수 있는 내용을 산듯하게 축약해 극을 효율적으로 진행한다.

 

 

극 중 천문학 연구원은 세상만물에게 유일하게 허락된 자유는 선택의 자유뿐이라고 한다.

포괄적이고 역설적으로 다가오는 대사이.

우리의 삶 대부분을 차지하는 선택이 자유임과 동시에 그 후 생길 모든 상황은 구속의 연속이라는 것이 너무 현실적이라 섬뜩했다.

알 수 없는 밀폐된 공간에 갇힌 7명의 인물은 끊임없이 주변을 살피고 상대방을 의심한다.

그 과정에서 사람들은 무의미한 것에 의미를 부여하기도 하고 하나의 현상을 자신만의 가치관과 생각에 따라 다르게 판단하며 공간 안의 혼란을 키운다.

 

 

 

누군가는 공간을 떠나가고 누군가는 남는다.

선택은 결국 얽매이는 주체를 선택하는 것에 지나지 않다.

과다한 업무에 구속되고 사명감에 속박되고 성공에 대한 갈망에 억압되기 위해 공간을 떠난다.

세상에 종속되는 것이 두려운 이는 공간에 남는다.

내가 작품 속의 상황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궁금하다.

 

 

자유 from B to C’는 대본 없는 공연이라고 하지만 약속된 설정이 잘 짜여있어 무대 위 상황이 산만하게 나아가지 않는다.

사실 매회 다른 공연이 될 것이라는 홍보문구를 보았지만 무대 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가지 불확실성이 통제되어 있어 다른 회차의 공연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았다.

 

보통의 실험극이 관객들로 하여금 난해함만을 주고 피로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자유 from B to C'는 긴장감과 흥미를 유지하며 처음부터 끝까지 관객과 함께 완주를 한다는 점에서 여느 실험극과는 다르다.

이러한 실험극이라면 성공과 실패 여부를 떠나서 충분히 의미 있는 실험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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