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연리뷰

[수상한 궁녀]한국판 애로틱 블랙코미디 수상한궁녀






플레이티켓 리뷰단이 되어 첫 공연으로 대학로 연극 '수상한 궁녀'를 관람하고 왔어요.

지난 5월 17일부터 대학로 소극장 '공간 아울'에서 공연되고 있는 이 작품은

10년째 자식이 없는 왕이 아들 전문 처녀로 둔갑한 흥부 마눌님을 씨받이로 맞이하면서 일어나는

독특한 한국판 사극 블랙코미디 극이에요.









수도 없이 대학로 공연을 관람했지만 '공간 아울'에서 공연을 보는 것은 처음이네요.

공간 아울은 혜화역에서도 가깝고 대학로 KFC 지하에 위치해 있어 공연장을 찾기 무척 쉽답니다.




 

이 작품은 미취학아동입장불가로 극은 무척 코믹하면서 에로틱하게 시작됩니다.

잠자리 자세 등 극 중 벌어지는 상황극에 객석에서는 연이어 폭소가 터지고

뭔가 큰 반전을 기대하게 되는데요.

흥부이야기를 모티브로 했다는 것도 재밌지만

흥부 마눌님이 왕의 씨받이가 되었다는 독특한 설정이 무척 흥미로웠어요.

그리고 40~50대 중장년 관객분들이 많이 관람 오신 것도 무척 이래적이더라구요.








극이 전개될 수록 궁중의 권력과 암투 속에 가진 것 없이 살아도 다복했던 흥부 가족이

허망하게 모든 것을 잃고 무너지는 것을 지켜보면서 마음 한켠이 무척 답답해지더라고요.

태어난 세자의 얼굴이 임금과 닮지 않은 검고 곱슬머리라는 이유만으로 의심을 받고

끝내 흥부를 비롯해 15명의 아이들이 모두 죽고 마지막에는 흥부 마눌이 자살한다는 설정이었는데

이 모든 일들을 권력의 최고의 위치에 있는 임금은 다 알고 있었던 것 같아요.

예나 지금이나 인간의 존엄성은 가진 자들에만 있는 것일까요.

남편과 15명의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 왕의 씨받이가 되고

모든 권력을 가진자들에 의해 희생되는 흥부 마눌의 애틋한 이야기에 화도 나고 마음이 짠하네요.


대학로 연극 '수상한 궁녀'는 한윤섭 작, 연출로

2015 전국 고마나루 향토연극제에서 단체상 금상과 여자연기상을 수상한 작품이라고 해요.

씨를 뿌리는데 재주가 많은 약간 모자란 흥부와 씨받는데 재주가 많은 흥부 마눌님, 권력을 가진 자들.

수상한 궁녀는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이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소 아쉬움이 있다면 관객들이 채 이해되기 전에 결말이 서둘러 맺어지는 듯한 기분이랄까요...


플레이티켓리뷰게시판바로가기

* 플티 리뷰단 1기 최상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