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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투스테이지/방송 인터뷰 기사

전통무용의 새로운 발판을 준비하는 국립무용단의 훈련장 장현수 안무가

공연을 소개하고 공연을 이야기하고 공연을 만나보는 공연전문방송 플레이투스테이지. 올해로 국립무용단 근무 22년째로, 국립무용단 훈련장으로 재직 중에 있으며 안무가로 거듭나고 있는 장현수를 만났다.

 

 

*플스 91회 방송 바로듣기

 

 

 

  ▲플스 91회 게스트,국립무용단의 훈련장 장현수 안무가

 

 

Q. 무용에 입문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ㄴ 5살 때부터 춤을 췄다. 집안에 특별히 관련된 사람은 없었는데 할머니께서 관심이 많으셔서 춤에 흥미가 있던 나를 학원에 데리고 가서 등록시켰다. 그때부터 정식으로 교육을 받았다. 사실 나는 요즘 후배들에 비해 신체조건이 좋은 편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다름 아닌 한국전통무용을 했기 때문에 창작 활동을 할 때 도움이 된다. 한국적인 춤은 호흡이 무거우면서도 연결이 부드러우며 아시아의 춤 스타일도 비슷하게 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서양음악에도 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내가 안무하는 창작작품도 이런 다양한 것들과 결합한 시도를 많이 하고 있다.


Q. 국립무용단에서 활동한 작품 중에 기억에 남는 공연이 있다면?
ㄴ 국립무용단 기획공연으로 ‘팜므파탈’이라는 공연을 했는데 거기서 살로메 역을 맡았다. 대중가수인 한대수 선생의 음악으로 함께 했는데 국립무용단 기획공연이었지만 내 이름을 걸로 한 공연이라 뜻깊고 공연에 대한 평도 좋아서 기억에 남는다.
또 프랑스 안무가인 조세 몽탈보와 했던 ‘시간의 나이’라는 작품도 좋았다. 그분은 직접 안무를 하기보단 무용수들의 동작을 자연스럽게 유도해주었다. 한국적인 춤사위를 매우 좋아했고 볼레로 음악에 나의 솔로 부분도 만들어 주었다. 우리에겐 흔한 춤일지 몰라도 외국 사람들에게 한국의 춤사위는 특별한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

Q. 국립무용단 활동을 하면서 시간을 쪼개서 외부활동을 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나의 선배들을 중에 충분한 실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용에 대한 자신의 기량을 다 보여주지 못하는 모습을 봤을 때 안타까웠다. 나는 안무에 대한 욕심이 있고 하면서 즐거움을 얻는다. 후배들과 끊임없이 교감하면서 더 많은 발판을 마련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끔 ‘내가 이걸 왜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 때가 있지만 연습실에 있을 때가 가장 즐겁다.

 

 ▲국립무용단의 훈련장 장현수 안무가

 

Q. 이번에 들숨무용단을 조직했는데 소개해 달라
ㄴ 무용단은 보통 사단 법인체로 운영되지만, 아직 그 단계는 아니고 차츰 정식절차를 밟는 중에 있다. ‘들숨’은 한국전통무용을 기반에 두고 재해석을 통해서 관객과 소통하자는 취지로 설립되었다. 들숨은 들여 마시는 숨. 즉 호흡을 의미한다. 한국적인 호흡은 날숨보다는 들숨을 더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Q. 전통무용의 단체가 규모 있게 운영되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ㄴ 무용단은 활동하는 단체도 별로 없지만, 신규단원을 잘 뽑지도 않는 추세다. 사실 무용수들은 계속 몸을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졸업 후에도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경제적인 측면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생계형 공연을 한 두 번 하다 보면 점점 예술가로서의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는 경우도 생긴다. 그런 무용수들을 보면서 정말 안타까웠다. 일단 연습실을 마련하면 그들의 활동공간이 생기는 것이다. 고정적인 공연 활동을 통해 이런 무용계의 현실을 조금씩이나마 극복해 보려고 한다.

Q. 전통무용에서도 본인이 추구하는 안무의 차별성이 있을 것 같다.
ㄴ 일단 나는 전통무용과 창작무용을 구분하고 싶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현대무용이나 발레를 따라 하는 것은 아니다. 작품 내용에 맞게 새로운 춤의 언어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전통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또 다른 언어가 필요하고 그런 시도가 음악사용에 대한 변화다. 예를 들어 살풀이춤을 출 때 보통 굿거리에서 자진모리로 끝나는 국악을 쓰는데 나는 그것을 뒤집기도 하고 다른 장르 음악을 사용해서 살풀이를 추기도 했었다. 클래식 음악으로 살풀이나 승무를 춘 적도 있다. 그러다 보니 새로운 언어가 만들어지는 것 같았다. 그렇다고 한국의 전통을 버리는 것이 결코 아니다.
안무를 할 때는 무용수들에게 말보다는 직접 몸으로 시범을 보이고 따라오게 하는 방법을 쓴다. 그것이 관객을 이해시키는 기본이라 생각한다. 처음에는 무용수들에게 내 의도를 전달하는 것이 어려웠지만 점차 젊은 무용수들의 아이디어와 결합되면서 더 좋은 그림이 만들어졌다. 일단 내가 무용수다 보니 직접 움직여서 안 되는 동작을 다른 무용수들에게 요구할 수 없다는 생각이 강하다. 그렇게 해야만 우리 무용수들도 세계적인 안무가가 될 수 있다.

Q. 이번 연말에 공주에서 하는 공연에 대해 소개해 달라
ㄴ 12월 24일과 25일 공주문예회관 대극장에서 ‘둥글게 둥글게’라는 이름으로 공연한다. 1부는 전통춤을 재해석한 여러 가지 레퍼토리로 구성되어있다. 장고춤, 승무, 태평무, 도살풀이를 보여줄 것이고 마지막은 남자 여자무용수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장고, 소고춤으로 꾸며볼 예정이다. 2부는 ‘한’이라는 제목으로 사랑에 관한 순수 창작 춤으로 꾸며 볼 예정이다.

▲국립무용단의 훈련장 장현수 안무가

Q. 왜 공주를 택했는가?
ㄴ 공주는 역사와 전통이 살아있는 고장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신도시인 세종시와도 맞닿아 있다. 한국무용의 멋을 잘 알리려면 공연의 포화상태에 놓인 서울보다 지역의 관객들을 많이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장기적으로는 한국무용의 관객층이 넓어지는 것이 무용계를 위한 일이기 때문에 문화향유의 기회가 적은 지역에서 민간차원의 공연이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한국무용은 지역 콘텐츠와 결합하여 브랜드 공연을 만들기에 좋은 장르다.

Q. 향후 계획은?
ㄴ 내년 4월과 6월에는 국립극장에서 공연할 예정인데 4월엔 ‘둥글게 둥글게’ 공연을 다시 선보일 것이다. 6월엔 우리 전통과 전 세계의 전통춤과 융합해서 만드는 프로젝트를 계획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