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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가벼운 스님들]관객과 배우의 보이지 않는 호흡이 돋보였던 작품, 가벼운 스님들

 

극의 배경인 봉국사라는 절에는 가볍게 살아가는 스님들이 있다. 속세와 단절된 공간인 절을 배경이라 잔잔하게 흘러갈 것 같지만, 제목에서부터 말해주듯이 이곳에서의 스님들의 일상들은 재밌고 가볍게 표현된다. 극 속 스님들은 매표소에서 티켓 값을 빼서 막걸리를 사먹기도 하고, 기타를 치며 춤을 추기도 하며 보통 스님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와 사뭇 다른 모습으로 등장한다그들의 예상치 못한 모습들과 서로 주고받는 대사들이 웃음을 유발한다.
 
그러한 대사들이 이어지면 관객들을 대사 하나하나에 바로 반응한다. 최근에 봤던 연극 중 가장 관객 반응이 생동감 있고 좋았던 작품이었다. 배우가 대사에 따라 솔직하게 반응하는 관객들의 모습을 보면서, 관객과 배우의 보이지 않는 호흡을 주고받는 것이 느껴졌다. 연극의 3요소 중 하나인 관객이 톡톡히 제 역할을 한 연극이었다.
 
그러한 관객들을 보면서 관객의 연령대와 관객반응이 연관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로 20,30대 관객이 많은 로맨틱 코미디 같은 작품은 관객들이 반응할 때 주변 눈치를 보거나 조심스러워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에 비해 40.50대 관객들은 반응에 조금 더 솔직하고 거침없다. 가벼운 스님들의 관객층은 대부분 40,50대 관객들이었고, 그러한 점이 관객들의 생동감 있는 반응을 이끌어 내지 않았나 생각된다. 또한 연극 속 대사라던가, 중간에 나오는 옛날 가요 등 중년층이 공감할 만한 코드를 가지고 있어서 그 세대들이 더 공감하며 볼 수 있었을 것이다.
 
극 중 스님들은 웃음과 동시에 불교철학이 담긴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던져주었다계속 진지한 대사만 이어졌다면 자칫 지루할 수 있는데철학적 메세지를 웃음 속 에 자연스럽게 숨겨두었다. 그 이야기들이 곧 위로가 되기도, 깨달음이 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연극 '가벼운 스님들'은 무거운 일상에 짓눌려 가벼운 일탈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연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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