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연리뷰

[산울림 고전극장] 악기와 공연의 아름다운 어울림! 산울림고전극장 이솝우화

산울림 고전극장 - 이솝우화


: 공상집단뚱딴지



얼마 전, 눈을 잡아끄는 공연 소개가 하나 있었다. '소나기마차'라는 극이었다. 창작산실 지원 선정작이기도 했고, 소나기마차 공연단이라는 소재도 흥미로웠다. 그러던 중 공상집단뚱딴지의 또 다른 공연인 '이솝우화' 를 보게 되었다.



이솝우화는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이야기이다. 어린 시절에 다들 이솝 우화 하나씩은 들어 보았을 것이다. 나도 어린 시절에 이솝우화를 읽고, 보고 자랐기 때문에 어떻게 이솝 우화를 극으로 만들어 낼지 궁금했다. 원래 익숙한 고전일수록 더 어려운 법이니까. 게다가 이솝 우화들은 짧은 이야기들로 이루어져 있고 전체가 연관성을 가진 이야기가 아니기에 극으로 표현된다면 어떻게 바뀔지, 어떤 구성일지 정말 궁금했다. 한편으로는 우리에게 익숙하기 때문에, 아니 솔직히 어렸을 때 질리도록 들었기 때문에 극이 재미있을 수 있을지 걱정도 되었다.




하지만 극이 시작되자, 그런 걱정은 머릿속에서 잊혀져 갔다. 북, 꽹과리, 놋그릇 등 악기들이 등장해서 소리를 만든다. 소리들이 모여 리듬을 만들고, 어느새 몸은 그 리듬을 타고 있었다.

리듬을 타다 보면 여우들이 등장한다. 여우들은 저 멀리 있는 포도를 따려다 실패하고, 여우는 봄이니까 아직 포도가 익지 않았을 거라며 자신을 합리화한다. 바로 여우와 신 포도 이야기이다. 큰 서사는 여우와 새끼 양의 이야기로, 여우가 새끼 양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가 이 극의 큰 줄기다. 사이사이에 이솝우화의 다른 이야기들이 곁가지처럼 들어 있다. 이야기 전체의 서사나 개연성이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신선한 구성이었다. 소품은 뒤의 나무와 작은 가면들, 꼬리, 모자 등 동물이라는 것을 알게 해주는 최소한의  것들만 사용했다. 그렇지만 작은 소품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볼 수 있었다. 관객들은 동물들의 이야기에 빠져들었고, 특히 적재적소에 악기를 사용하여 장면을 전환하고 효과음을 내고 때로는 동물 그 자체, 일부가 되기도 했다. 카주로 모기의 주둥이와 소리를 표현했을 때에는 그 신선한 시도에 절로 웃음이 났다.


60분 남짓, 이야기 중 제일 임팩트가 컸던 부분은 비로 새끼 양이었다. 정말 아역배우가 나와 연기하는데 그렇게 귀여울 수 없었다. 새끼양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했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대사이기도 했다. 아름다운 동화처럼 밝고 또 유쾌하고 때로는 슬픈. 그런 극이었다.




플티 리뷰단 김은빈이 작성한 글입니다.

 

플레이티켓 리뷰게시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