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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달, 그리다/달밤엔컴퍼니]달, 달 무슨 달 그림 같이 예쁜 너의 달

 


힐링음악극/연극/소극장/대학로음악극/대학로연극/달달씨어터





소극장만 누릴 수 있는 힐링 감각



소극장에서 극을 본 적이 얼마나 되었는지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였다. 그 동안 크고, 유명한 극들을 자주 봐서 그런가 소극장의 분위기는 생각보다 낯설었고, 정겨웠다. 힐링 음악극이라는 수식어를 단 <달, 그리다> 작품은 분위기에서부터 벌써 힐링 감각을 일깨웠다. 소극장만의 매력을 한층 살린 극이었다.


달을 그리고, 달을 좋아하는 주인공 한별의 어려운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모습을 그린 작품이었다. 사고로 부모를 잃고 할머니와 단둘이 살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한별의 모습이 비극적이면서도 희극적이기도 했다. 화가였던 부모의 길을 따라 자신 또한 그림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고 이를 달 그림으로 승화시키며 아름다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하지만 계속되는 시련은 한별을 주저앉히고 말았다. 자신에게만 보이는 달이라는 자신을 위로해주는 존재였지만 현실에서는 별을 위해 아무것도 해주지 못한다. 그러나 그의 존재가 알려지면서 한별의 인생은 상승세를 타게 된다.


자신의 감정에 맞춰 노래를 부르고, 그 노래에서 감정을 표현해내는 힐링 음악극은 생각보다 신기했다. 뮤지컬이라고 하기에는 음악이 한정되었고, 연극이라 하기에는 음악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음악 또한 잔잔하고, 즐거운 음악이 흘러나옴으로 지친 현대인을 위로해주기 좋았다. 다만, 음악극이라는 극의 특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음향 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아 노래가 잘 들리지 않기도 했고, 음악과 배우의 노래가 따로 놀기도 했다.




달, 달 무슨 달



극에서의 가장 중요한 소재이자, 제목이기도 한 달은 어둠을 빛나게 하는 존재로써 극에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그만큼 '달' 이라는 소재의 메리트는 느껴지지 않았다. 극을 구성할 때에 가장 중요한 타당성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보는 내내 굳이 달이 아니어도 될 거 같은데? 만약 저기에 별이라고 한다면? 태양이라고 한다면? 꽃이라고 한다면? 이라는 소재에 대한 의문이 계속 자리를 잡았다. 달이어야만 하는 이유가 제대로 구체화된다면 보다 극에 집중하기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달. 한별의 친구이자, 아빠인 역할이 굉장히 모호했다. 역할 비중은 주인공 다음으로 많은데도 그만큼의 역할을 채 하지 못한다는 점이 아쉬웠다. 특히나 인위적인 부분들(어째서 그렇게 무기력한 존재로 만들었는가)이 달이라는 존재를 어떤 식으로 내보이고 싶었는지 알기가 힘들었다.


'힐링음악극' 그야말로 '힐링'을 위한 극이었다. 무거운 주제를 가지고 무거운 분위기가 아닌, 가볍게 마치 동화처럼 볼 수 있는 극이라는 점이 좋았다. 주제의식이 뚜렷한 극과는 다른, 힐링과 오락을 목표로 삼은 극은 마음 편히 보며 그에 감정선을 쉽게 따라간다는 점이 장점이다. 바쁜 생활 속에서 기분 좋은 극 한 편은 스트레스를 풀기에 완벽한 시간이다.






2017 플레이티켓 리뷰단 소예린이 작성한 리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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