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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또 같이/KooLee의 무대 그리고 사람

하지 말라고하면 더 하고 싶다! 연극 '#검색하지마'

 

세상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자를 비난하면서 선망한다.

힘 없는 자는 힘 있는 자로부터 벗어나기를 원하지만 그 힘 아래서 안락함을 느낀다.

그리고 누군가가 자신을 봐주기 원함과 동시에 자신이 노출되는 것을 두려워한다.

 

 

 

 

인간이 가진 이러한 이중적인 심리는 인터넷 가상세계와 현실세계를 오가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쉽게 확인 할 수 있다. 현대인은 SNS, 블로그, 홈페이지 등으로 통해 끊임없이 자기어필에 힘을 쏟지만 정작 현실세계에서 현실인간에게 자신이 노출되는 것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가상세계의 자아가 본질이 되고 현실세계의 자아는 껍데기가 된다.

 

 

 

 

연극 ‘#검색하지마는 이런 현대인의 모습을 함축적이고 상징적인 문장과 단어로 이루어진 대사와 적절한 무대 그리고 상황설정으로 깔끔하고 산듯하게 표현했다. 수학 선생과 모범생이 교무실에서 대화를 시작하고 대화가 진행될수록 둘의 관계는 온라인을 매개로 한 관찰대상과 관찰자로 변한다.

 

공연은 추상적인 이야기가 될 수 있는 주제를 제한된 공간과 절제된 인물표현을 통해 구체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한다. 짧은 러닝타임에도 부족함이 없이 주제의식을 무대 위에서 보여주는 창작자의 영민함은 ‘#검색하지마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느껴졌다.

 

몇몇 관객과 소통되지 않은 상징적인 단어들의 과도한 사용이 극 몰입에 방해요소로 느껴진 것이 작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물론 이는 관객이 사전지식을 미리 알고 있었다면 오히려 극을 더 밀도 있게 즐길 수 있는 아이러니한 요소이기도 하다. 결국 세상은 아이러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