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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또 같이/KooLee의 무대 그리고 사람

고마워요 소방관 '안녕, 파이어맨'

연극은 영화보다 추상적이지만 더 가까우며 TV 드라마보다 번거롭지만 더 민감하고 소설보다 불완전하지만 더 생기 넘친다. 그래서 연극을 보는 관객과 무대 위 배우는 공연장 안에서 여느 매체보다 높은 유대감이 빠르게 형성된다.

이는 연극이 관객에게 건네는 매시지가 보다 우호적으로 다가갈 수 있게 도와준다.

 

그렇다고 이러한 관객의 호의가 마냥 지속되는 것은 아니다. 연극은 강연이 아니고 설명회가 아니다. 메시지가 무대 언어로써 매력적이고 극적 즐거움이 동반될 때 감정과 생각의 울림이 함께 공진현상을 일으킨다. 연극의 주제는 명확하되 극적이어야 한다.

 

 

 

 

 

 

연극 <안녕,파이어맨-강기춘은 누구인가?>는 목적성이 매우 명확했다.

소방관들의 고충을 널리 알리자.

 

공연은 목적성을 충실히 이행하고자 소방관들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졌다.

소방관들이 사고사보다 자살로 죽는 경우가 더 많다는 통계와 잠긴 현관문을 열어주거나 벌집을 제거하러 출동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것은 이 연극을 접하기 전에는 전혀 알지 못했던 가슴 아픈 현실이었다.

의무소방복무를 했다는 작가의 사실적인 묘사는 작품을 보다 현실적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연극 <안녕,파이어맨>은 너무 직설적이고 일차원적인 메시지 전달로 시간이 흐를수록 작품이 가진 매력을 서서히 잃어간다. 마치 군시절 정신고육시간에 교관이 틀어놓은 군홍보 영상을 다시 만나는 느낌이었다.

물론 배우들의 연기호흡과 능숙한 연출은 관객이 <안녕,파이어맨>을 즐겁게 관람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특히 자연스럽게 녹아든 코믹요소와 기발한 소품활용은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그러나 이 역시 너무 전면에 노출되어 있는 주제의 목적성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마지막으로 오늘도 위험에 빠진 국민을 위해 불 속으로 뛰어드시는 소방관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결국 <안녕,파이어맨>의 메시지는 나에게 전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