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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연극] 당돌하게 질문하는 연극 '바람직한 청소년'

<틀>
사람들은 자신이 살아온 방식의 정당성을 인정받기 위해 타인에의 적용을 폭력적으로 강요한다.
개인의 존엄을 인정하지 않는 한국의 이 같은 현상은 쉽사리 일반화되었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스승이 제자에게, 종교인은 비종교인에게, 올드맨이 영보이에게, 갑이 을에게, 국가가 국민에게..
언어든 경제든 조직이든, 힘이 작동되는 수직적 구조의 공동체는 무형의 힘으로 억압하며 옥죄어 온다.
'결혼해라', '애 낳아라', '대학가라', '예수 믿어 구원받아라' 등등 삶 속에 똬리 튼 그것은 입술 부르 트도록 헤아리기 힘들 정도다.
관습적 전통을 옹호하고, 기존 사회 체제의 유지와 안정적인 발전을 추구하려는 기성세대의 보수적 가치는 자신들이 구축한 틀을 권고히 유지하며 이를 벗어나는 모든 것은 일탈과 비정상이라 규정한다. 비켜 생각해보면 종교적 '신'이 규정하는 그것과 다를 바 없다 하겠다.
이미 스스로 그의 지위에 올라선 것이다.

 

 

<시놉시스>
전교 1등으로 선생님들의 총애를 받던 고등학생 '이레'는 남자친구인 '지훈'과 키스를 하는 사진이 찍혀 한 달간 반성문을 쓰는 징계를 받는다. 오토바이를 훔치다 사고를 낸 일진 '현신'도 '이레'와 함께 징계를 받게 되고, 둘은 몰카를 찍은 범인을 밝혀내기로 한다.
<게이, 일진 그리고 왕따>
틀에 얽어매려는 기성세대.
벗어나는 모든 것은 일탈이라 규정짓는다.
연극 <바람직한 청소년>은 '게이, 일진, 왕따' 등 규정의 틀에서 벗어난 이들이 힘겹게 벌이는 기성세대와의 싸움을 치밀하게 그려내고 있다. 학교를 빙자해 '틀'과 '다양성'을 고민하며 이야기한다.
동성을 사랑하고 오토바이를 훔치고 빵셔틀을 당하는, 학교에서 발생하는 모든 사건은 기성세대에게는 한마디도 이해 안 되는 급식체로 버무려진 폭력과 부정행위들로만 인식되겠지만, 정작 열일곱 당사자는 자신의 가녀린 목숨을 걸고 싸우는 전쟁같이 치열한 삶을 하루하루 버티며 견뎌내는 것이다.
연극은 그 같은 공동체 윤리를 벗어남의 당위성에만 멈추지 않는다.
학교라는 한정적 공간 사이의 미스테리를 추적하는 과정을 통해 '청춘의 고민과 사랑'으로 그 영역을 확장한다.

연극 '바람직한 청소년' 중에서

 

<바람직한 청소년>
"난 니가 평범하게, 정상적으로 살았으면 좋겠다. 잠깐 방황했었다고, 그렇게 쓰면 되는 거야"
"나 이걸 왜 써야 하는지 모르겠어. 그런다고 내가 달라질 것도 아니고.."
제목이 묻고 있는 것, 바람직한 청소년이란 무엇일까?
'바라다'의 어원은 '생각이나 바람대로 어떤 일이나 상태가 이루어지거나 그렇게 되었으면 하고 생각하다', '어떤 것을 향하여 보다'의 의미, 즉 'wish'의 의미와 'look at'의 의미를 함께 지니고 있다. (출처: 국립국어원 21세기 세종계획 누리집)
얼마 전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 소수자의 성적 지향에 대해 '하느님은 당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는 것,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 폭력적 사회의 틀을 벗어던지는 그것이 이 연극이 묻고자 하는 성숙한 사회로의 지향이 아닐까.
당돌하게 질문하는 이 연극을 자신만의 세상에 갇힌 꼰대들에게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 

[바람직한 청소년]
프로듀서 강승구
무대 김혜지
조명 박성희
음악 류승현
사진 이정훈
의상 홍정희
조연출 장지은
진행 및 오퍼 김소영
주최 공상집단 뚱딴지
후원 연우무대
기획 티위스컴퍼니
홍보 기획중심

 

* 플티 리뷰단 이재열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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