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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또 같이/갑출씨의 어영부영 책읽기

미술관 옆 인문학

미술관 옆 인문학

 

인간의 사유(思惟). 즉 생각이라는 것은 잠깐의 불빛처럼 들어왔다 이내 사라지는 경우가 많지만

어떠한 생각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어 지속적으로 타오르는 거대한 불꽃이 됩니다.

그것은 어두웠던 인류를 밝히는 새로운 세계관을 제시하기도 하죠.

이러한 사유의 결과물이 학문적인 텍스트나 기발한 발명품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예술품에서도 충분히 가치 있는 결과물이 되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의 생각이 반영된 것. 그것이 예술품이며 그것을 접하는 사람들에게 또 다른 생각을 불러 일으킵니다.

사유의 결정체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과학자, 사회사상가나 혹은 예술가등 직업군으로 따지면 무수히 많습니다.

그 직업의 분야에 따라 생각하는 방법이 다를지라도 각각의 사유와 사유가 맞닿아 있는 경우는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마치 이쪽에서 땅을 파는데 저 언덕 너머에서 샘이 솟는 것 처럼 말이죠.

 

예술은 철학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단편적인 문장에 반론의 여지는 있겠지만

적어도 예술이 사회적 가치를 지니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철학과 인문학적 베이스를 갖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거창한 철학이 아니더라도 예술이 시대를 비추는 거울과도 같은 역할을 해야

진정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사회순기능의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와같이 예술가가 시대를 통찰하는 역할을 해내기 위해서는 사물과 대상에 대한 애착있는 관찰을 통해 가능합니다.

혹은 예술가의 뼈저린 직접경험에 의해서 완성되기도 하죠.

그래서 태어난 훌륭한 예술작품은 반드시 그 시대상을 직, 간접적으로 대변하게 됩니다.

 

이 책에서 다룬 미술작품들에 대해서 작가는 무조건적인 칭찬만을 하고 있진 않습니다.

때론 윤리적으로 불명예스러운 작품도 언급합니다.

하지만 책의 핵심은 그 미술작품이 투영하는 세상에 대한 관점을 잘 끄집어 내어 설명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마치 소라를 먹을 때 외형을 부수지 않고 얇은 젓가락으로 가만히 속살을 당겨 끄집어 내듯이말이죠.

그러면서도 단단한 껍데기와 무른 살점이 가진 공통적인 본질을 이야기합니다.

그것은 물질 그 자체로는 공통점을 찾기가 쉽지 않겠지만 앞서 말한 사유의 연장선에서는 분명히 맞닿아 있다는 겁니다.

미술관 옆 인문학.

예술은 끊임없는 사유의 결과물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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