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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또 같이/갑출씨의 어영부영 책읽기

문익환 평전

문익환 평전

 

우리가 알고 있는 세기의 기준은 무얼까요?

누군가는 그리고 20세기의 시작은 1917년이라고 얘기합니다.

바로 러시아 혁명을 기준으로 말하는 거죠.

20세기는 정말 인류의 잔혹성을 드러낸 세기였습니다.

진정한 시민의식이 발전하기 위한 진통의 세기라고 해야 할까요?

 

이러한 20세기를 올곧게 살아간 인물을 담은 책한권을 소개합니다.

바로 문익환평전입니다.

 

전 개인적으로 평전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평전은 개인과 시대가 모두 반영되어있으니까요.

좋은 평전을 읽으면 역사의 미시적 관점과 거시적인 것을 동시에 바라보게 됩니다.

위인전하고 혼동하시지는 않겠죠?

세계사적으로 볼 때 러시아 혁명은 20세기를 열만한 거대한 폭발과도 같은 사건이었습니다.

역사의 흐름은 결국 한 인간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니

그러한 폭발을 만들어낸 부싯돌 같은 작은 사건

혹은 우연에 돋보기를 들이대 관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문익환목사는

1918년 러시아 혁명의 이듬해에 태어나 1994년에 생을 다하였으니

온몸으로 20세기를 느끼며 살다 가셨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우리는 역사적인 위인들을 지칭할 때

용기, 집념, 열정 등의 수식어를 사용합니다.

 

무쇠와 같이 강건한 의지와

불타오르는 '열정'으로

자신보단 타인을 위해 목숨바치고

권력의 억압에 당당히 맞섰던 사람이라 거창하게 표현하곤 하죠.

 

문익환목사님도 그런면에서 위인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를 이끈 건 열정이 아닌 신앙심에서 비롯된 마음, 험난한 20세기를 살면서 겪은 노심초사의 마음.

바로 정성스런 마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열정은 때론 쉬이 사그러들 수 있습니다.

열정이 낳은 열망은 오히려 변심과 변절로 퇴색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열정'은 오만함과 과격함으로 번질 수 있지만

'정성'은 겸허함과 소박함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문익환목사에게선 그러한 '정성'이 느껴집니다.

21세기를 살고 있는 나는 어떠한 집념에 정성이라는 단어를 붙여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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