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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신의 직장]제목 그대로의 신의 직장, 신의 연극

[신의 직장] 제목 그대로의 신의 직장, 신의 연극




신의 직장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제목은 관객을 사로잡는 요소 중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나 또한 그런 요소를 인식하고 있고, 이를 이해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극적이고, 재미 있는 제목들을 내세우려고 하는 극단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신의 직장" 은 제목의 매력을 그대로 살린 연극이라고 볼 수 있다. 어려운 경제 속에서 살아가기 급급하고, 돈 벌기 급급한 이 현실에서 우리들이 가장 원하는 "신의 직장" 을 연극을 통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극은 단순한 듯 하지만 숨겨져 있는 진실을 보기 위해 바쁘게 움직인다. 알 수 없는 회사에 신입사원으로 들어가게 된 주인공에게 시선이 쏠리다가도, 각자의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는 직원들에게 시선이 돌아간다. 애초부터 이 극에는 주인공은 존재하지 않았다.


빠르게 이어지는 대사와 대사 속에서 한 문장으로 구성된 희극적인 대사는 웃으면서 슬픈, 일명 웃픈 상황이 벌어진다.


(우주의 기운이 도와주실거예요 / 승마는 포함이 되지 않아요 /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언제부터 우리의 현실이 코미디로 변했는지 극 속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든 모습이 엄청난 블랙코미디 효과를 드러냈다. 단순한 오락을 즐기기 위한 연극이 많은 대학로에서 보기 아까울 정도의 작품이었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특히나 암전. 암전이 불필요하다고 느낄 정도로 많았다. 계속 되는 암전 속에서 흐름이 끊기는 느낌을 받을 정도였으니 꼭 필요한 부분에서 암전 효과를 썼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우들의 퇴장도 인위적인 느낌이 많았다. 퇴장하고 입장하고. 극 내용을 위해 '일을 하지 않고 나간다' 를 표현하려고 한 부분에 대해서는 이해하지만 퇴장말고 다른식으로 표현했다면 어땠을까.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대사 전달이 되지 않은 부분이었다. 인물들이 서로 대사를 하며 겹치는 부분에서 가장 중요할 것 같은 대사가 전달이 되지 않아, 어떤 내용이었는지 헷갈렸다. 배우들이 대사를 하는 타이밍이 엇나갔는지는 모르겠지만 전달이 되지 않은 대사가 몇 개 있어서 그 부분이 너무 아쉬웠다.


이러한 단점들은 아주 작은 부분일 뿐, 누군가 연극을 추천해달라고 묻는다면 "신의 직장"을 추천해주고 싶다. 가뜩이나 어지러운 사회 속에서 불필요한 불쾌감을 느끼는 것보단 필요한 불쾌감을 보다 재미로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이 극에 가장 큰 매력이다.


우리들이 가장 원하는 "신의 직장" 그것은 어쩌면 아주 가까운 곳에서 일어나고 있을지도 모른다.






2017 플티 리뷰단 소예린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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