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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또 같이/갑출씨의 어영부영 책읽기

관촌수필

관촌수필

모든 것은 예술의 소재가 될 수 있습니다.

예술은 '꼭 무엇을 표현해야 한다'가 아니라 창작자가 선택한 소재를 예술적으로 승화시키면 그게 바로 예술로서 가치를 만드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이 작품의 지역적 배경과 등장인물은 이문구 작가가 나고 자란 고향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8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연작 소설 관촌수필은 -이전에 소개했던 장석조네 사람들과 비슷한 분위기인 것 같네요.-

어떤소재라도 문학이 될 수 있고 누구나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지만

그 이야기를 엮어나가는 작가의 시각만큼은 분명 남들과 달라야 한다는 점을 느끼게 합니다.

물론 모든 예술가들이 그렇겠지만 이문구선생의 울림은 좀 더 특별한 것 같습니다.

 

단지 고향에 대한 향수만으로 글을 이어간 것도 아니고

소설속의 특별한 사건을 통해 우리에게 교훈을 주려고 섣부른 일침을 가하는 것도 아닙니다.

 

단지 작가의 글을 통해 평범한 시골마을과 가난한 우리의 이웃이 다시 살아 숨 쉬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안엔 어떤 인위적인 메세지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잔잔한 울림이 오묘하게 읽는이를 사로잡네요.

 

그리고 소설 속엔 70년대의 성장기부터 급변해온 시대의 모습들이 점잖게 들어앉았습니다.

그러면서 또 작가는 작품을 통해 은연중 이야기합니다.

수필과 소설의 경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일상 속에 소설의 주제가 있고 우리는 모르는 사이 소설과 같은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평범함을 문학작품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남다른 안목과 표현법을 가진 작가의 몫 일겁니다.

그 안목에 존경을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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