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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기획다이어리

기획과 제작의 차이

'기획'과 '제작'

꼭 공연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너무나 쉽게 듣고, 사용하는 단어들입니다.

하지만 공연현장에선 이 단어가 혼용돼서 쓰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연에 있어서 기획과 제작이 무슨 차이가 있는가를 따지기 전에
가만히 그 단어의 의미를 떠올려 보면서
실제 쓰임새를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일반적으로 기획하는 사람들에게서는 그 단어에 뒤따르는 업무적 개념으로 홍보와 마케팅을 떠올리는데요.

그렇다면 반대로 '제작자'라는 타이틀이 붙은 사람은 홍보와 마케팅이란 업무를 하지 않을까요?

100% 그렇다고 볼 순 없지만 그래도 제작자는 기획자보다 홍보마케팅의 의무가 조금 약하게 느껴지는건 사실입니다.

자 이제 '제작'이란 단어가 공연현장에서 쓰이는 몇가지 의미에 대해 짚어보겠습니다.

첫번째는 무대예술을 만드는 제작의 개념입니다. 보통 프로덕션의 개념으로 쓰이며 무대예술분야를 일컫습니다.
이렇게 쓰일 때면 '기획'은 무대예술 이외의 행정적인 일을 하는 것으로 나눠집니다.

"기획과 제작은 완전히 다른개념이야!!"라고 강력히 주장하시 분들이 있다면 아마
이런 무대예술분야만을 '제작'이라고 생각하는 걸 겁니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렇게 답해주세요.
"당신은 '제작'이란 단어를 좁은 의미로 사용하고 계시는군요" 라고요.

두번째로 '제작'은 공연을 만들어가는 전반적인 과정을 이야기합니다.
위의 의미보단 포괄적이고 넓은 의미입니다.
하지만 '기획'이라는 포지션이 어디에 속하는지 애매해집니다.

이럴 땐 기획과 제작이 교차해서 쓸 수있는 단어가 되겠죠.
제작이란 단어가 포괄적인 상위개념으로 쓰였으니 그 아래 '기획'과 무대예술을 통칭하는

좁은 의미의 '무대제작'이 하위개념으로 놓여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네요.

그럼 이쯤해서 기획이란 단어를 다시 짚어볼까요?

기획자는 최초로 "이런 공연을 해보면 어떨까?" 라고 아주 작은 단서가 되는 아이디어를 내는 것에서 비롯하여

공연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스케줄을 조율하고 예산을 편성하고 재원을 조성하는 행정적인 전분야에 걸치는 일을합니다.

단순한 일을 처리하는 진행자의 역할부터 매니지먼트나 일부 디렉터 역할을 수행하기도 하죠.

기획자는 이만큼 공연제작의 여러 단계에서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기획자가 상위개념이고 제작자가 하위개념이라고 말을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공연제작의 전 분야에 걸쳐서 용도변경을 하면서 투입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는거죠.
당연이 한 공연에서 기획자가 여러명일 수도 있겠죠.

기획자가 명확하게 제작자의 하위개념으로 놓이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제작비를 대는 물주(제작자)아래서 업무지시를 받을때입니다.
이것이 '제작'을 칭하는 세번째 개념입니다.

확실하게 자기 돈을 대서 공연을 만드는 사람을 기획자라기 보단
제작자로 부르는 경우가 많죠.

이런 분들은 "내가 돈을 대고 책임을 지니 기획자는 단지 행정적인 일을 수행하는 사람일 뿐이야" 라고 생각할 수있습니다.
자기는 예산을 고민하고 책임지는 사람이라는 뉘앙스로 얘기하면서
기획자를 하찮게 생각하는 사람도 실제로 봤습니다.
이럴 땐 기획자들이 상처받겠죠.
그렇게 말하는 사람의 머릿 속엔 '돈을 책임진다'는 생각이 들어있어서 그렇습니다.
그 사람 역시 '제작'이라는 개념을 좁은 의미로 해석하는 사람일 뿐이니 자존심 상하지 마세요.

자 '기획'이 무엇이냐를 얘기하기 전에 공연현장에서 '제작'이라는 말의 쓰임을 살펴보면서 이야기를 시작했네요.
어쨌든 공연기획은 배우,연출,디자이너 등 무대위의 예술을 펼치는 영역에 포함되지 않는건 사실입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말한건 사전에서 나오지 않는 해석이고 공연환경에서 이렇게 저렇게 떠도는 느낌적인 느낌을

제 나름대로 정리해본 것입니다.
당연히 반대의견도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쨌든 현장에서 혹은 같은 사람이라도 처해진 상황에따라

'제작'이란 단어를 다르게 사용한다는것을 말씀드리고자 했습니다.

너무 쉬운 얘기를 했다고요?

네 맞습니다.
이 게시판을 통해선 앞으로 공연기획에 관심이 많거나 입문하려고 생각하시는 분들
혹은 초보기획자라서 앞선 전문가들의 언어사용이 혼란스러우신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합니다.

(그래서 공연현장의 선수들은 사양합니다.^^) 

공연예술은 주관성이 난무하는 곳이기 때문에
자신이 사용하는 단어나 인식을 일반화 시켜서 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쫄지마시라고 실무에서 겪는 에피소드나 작은 지식들 조금씩 
두서없이 주절대볼까 합니다.

감사합니다. 조만간 다른 이야기로 찾아올게요.~~~


                                                                                                                                                             bye hy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