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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기획다이어리

'공연홍보'에 대하여 (Part 3)

오늘은 공연홍보에 대한 세번째 시간으로
포스터이미지(메인비주얼) 뽑는 것에 대해 다뤄볼까 합니다.

저희 플레이티켓이 참여한 공연 중에 극단 아리랑의 창단 30주년 기념공연으로 올린
배꼽춤을 추는 허수아비라는 연극이 있었습니다.
2015년 가을 구로아트밸리에서 공연했구요. 뒤이어 대학로 학전소극장에서도 올라갔죠.
 
이 작품은 사실 95년도에 초연된 작품으로 국립극장장과 문화관광부 장관을 역임하신 김명곤선생님께서 연출을 맡았습니다.
극단아리랑의 대표레퍼토리였지만 오랫동안 공연으로 올라가지 못했기에
젊은 관객들에게는 당연히 이 작품이 생소했을 것입니다.

이 작품의 원작은 이청준 작가의 단편소설 조만득씨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이 돈에 의해 상실되어가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죠.
이청준 작가는 영화서편제에서 김명곤 연출과의 인연으로 훗날 이작품의 연극제작을 허락해주셨고 초연 때부터 많은 관심을 보이셨다고 합니다.

주인공 조만득씨는 서울변두리의 작은 이발소를 운영하는 사람입니다.
 원작에는 등장인물이 그리 많이 나오진 않지만 연극으로 만들어지면서 주변인물들이 많이 등장하여 극적인 요소를 높였습니다.

 극단 아리랑은 2015년도에 서울문화재단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구로아트밸리에 상주하게 되었고 
  
상주단체 제작공연과 극단 아리랑의 30주년을 맞아 이작품을 재공연하게 되었습니다. 

자 이런 조건에서 홍보를 진행해야할 상황이 되었습니다.
    
먼저 공연의 메인비주얼이 될 포스터이미지를 어떻게 할지 논의가 이루어졌습니다.

  영화 <바보선언>이라는 작품을 아시나요?
이장호 감독의 1983년 작품인데요. 사회의 하위계층이 만나 여행을 떠나는 로드무비스타일의 영화인데요. 마지막에 여주인공이 돈 많은 사람들에게 희롱당하다 죽는 장면이 무척 인상적입니다.
바로 목욕탕장면인데 이 장면은 다소 비현실적이지만 그 결과는 여주인공의 죽음이라는 현실이 됩니다. 다소 표현주의적이고 자본주의의 탐욕을 대변하는 상징성 있는 장면으로 우리영화사에서 회자되는 명장면이기도 합니다.
김명곤 연출님이 출연한 작품이기도 하지만 소설 조만득씨의 내용과도 맞닿아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참고 할 만한 컨셉으로 물망에 올려봤습니다.


 

 

                                                                         영화 '바보선언'의 한장면

 

그리고 두 번째 이발사 박봉구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포스터 이미지일겁니다.
연극의 실제 내용과는 무관하지만 주인공이 이발사라는 직업때문에 한번 생각해보았습니다.

 

 

 

 다음은 심야식당
서울 변두리의 이발소이고 보잘것없는 주인공의 사회적 위치이지만 포스터 느낌만은 따뜻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떠올린 것입니다.

 

 

 

 

 

 

그다음은 영화 나우 유 씨 미
주인공 조만득씨는 돈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 결국 정신병원에 입원하고 맙니다. 거기서 자신이 백만장자라는 망상에 사로잡혀 공인되지 않는 백지수표를 남발하고 다닙니다. 그 주인공을 치료하는 의사의 관점에서 이 극은 시작됩니다. 알 수 없는 이런 미로 같은 느낌도 극을 표현하는데 어울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주인공이 꿈꾸던 세상은 아주 편안하고 풍요로운 것이었기에 따뜻한 미로정원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리고 허수아비를 그린 카툰
직접적인 표현이긴 하지만 제목의 허수아비처럼 일간지 카툰 이미지로 주인공의 초라한 모습을 그려보면 어떨까요?

 

 

 

또 유토피아 토마스 모어의 유토피아에 실린 삽화입니다. 주인공도 자신만의 유토피아를 꿈꾸지 않았을까도 생각해봤습니다.

 

 

 

                                                                      유토피아를 그린 책표지 삽화

 

그리고 모자장수입니다.
주인공 조만득씨는 백만장자입니다. 백지수표에 돈을 써서 사람들에게 선심을 씁니다.
마치 마술사처럼 말이죠. 하지만 자신만의 환상에 불과하죠.

이 컨셉은 원작의 어두운 면을 다소나마 상쇄시킬 수 있는 컨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구로아트밸리 지역은 주거 공간이라 미성년자들이 함께 볼 수 있는 공연으로 만들어야 홍보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그래서 최종인 논의를 거쳐 모자장수 컨셉을 참고하기로 했습니다.

우리의 포스터는 최종 이렇게 나왔답니다.

 

 

 공연포스터- 주인공 조만득역을 맡은 한동규배우

 

 

 

 

물론 최종 시안을 선택하기 위해 포스터 이미지사진 중에서 고르고 또 고른 것을 가지고 그래픽디자이너가 손을 봐서 이렇게 나온 것이죠.
모자장수 컨셉을 참고했지만 이 작품에 맞도록 디자인 된 것입니다.

다소 황당한 표정은 매사에 참고, 손해만보는 조만득씨의 순박한 캐릭터를 반영한 것입니다.
이런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주인공 조만득씨 역할을 한 한동규배우님은 여러 의상과 소품을 들고 스튜디오에서 포즈를 취해주셨죠.


스튜디오에서 찍은 사진중 3가지 사진 스타일에 따른 시안이 나왔고  최종 이 사진이 선택되었고 몇 번의 수정과정을 거쳤습니다.

공연포스터는 사진을 이용한 것과 일러스트로 직접 그려서 만든 것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여기에 디자이너들이 보유한 이미지 소스와 디자인 프로그램의 기능을 이용하여 포스터를 발전시킵니다. 아예 그런 소스와 기능만 가지고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방법들 가운데서 결국은 관객들에게 어떤 느낌을 주는 포스터를 만들 것인지는 기획자가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뛰어난 디자이너라도 기획자가 대략적인 컨셉을 정해주지 않으면 방향을 못 잡고 헤맬 수밖에 없기때문에 관객에게 감흥을 주는 이미지를 만들어내기가 어렵겠죠.

기획자는 직접 디자인을 하거나 컴퓨터 프로그램을 다룰 줄 몰라도 디자이너가 하는 작업의 진행과정은 알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서로 소통이 가능하죠
컨셉이 명확하면 할수록 일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시간낭비를 막을 수있고 디자이너의 기술이나 창의력에 의해 더 좋은 느낌의 비주얼이 나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포스터를 만드는 것은 기획자의 큰 작업 중의 하나가 됩니다.
기본 컨셉을 놓고 제작팀 안에서 서로 의견을 구하는 것도 분명 중요한 문제입니다.
자신의 취향만을 고집하지 않고 여러 람의 의견을 물어 보다 좋은 이미지를 만들어 내도록 유도하는 것이 홍보물을 만드는 기획자의 미덕과 능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음시간엔 홍보카피를 뽑는 것에 대해 다뤄볼까 합니다.
 
공연기획자를 꿈꾸는 초년생을 위한 글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면서 이번 포스팅 마무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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