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따로 또 같이/갑출씨의 어영부영 책읽기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또 하나의 옥중문학을 소개합니다. 이번엔 이반데니소비치의 하루입니다.

제목 그대로 수감자 데니소비치의 하루동안의 일을 소설로 만들었습니다.

이 책을 옥중문학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사실 정확한 표현은 아닙니다.

감옥에 있는 동안 쓰고 발표한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각색한 것이니 넓게 보면 옥중문학이라고 규정해 본 겁니다.

 

소설을 지은 알렉산드로 솔제니친은 실제 포병대위로 근무하던 중인 27세에 반소련 선동, 반소련 조직혐의로 수감되어 35세 2월에 석방됩니다.

이후에도 거주제한을 받고 살아가죠.

햇수로 9년 정도의 수감생활을 겪었습니다.

 

1918년에 태어나 만 27세이던 1945년에 수감되었으니 솔제니친도 인생의 화려한날을 옥중에서 보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시기는 스탈린집권기와 맞물립니다. 38세에 복권되긴 하였지만 그의 청춘은 누구에게도 보상받기 어려웠을겁니다.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는 제목 그대로 하루 동안의 일이지만 작가의 수감생활을 함축해 놓은 듯 드라마틱합니다.

일반적인 수감자가 아닌 추운 북카자흐스탄의 노동형을 겪었기 때문이죠.

매서운 겨울바람이 부는 추운날씨에 여명이 밝아오기도 전에 일어나서 작업장으로 가야하는 반복되는 현실속에서

작가는 그것이 차라리 꿈이기를 꿈꿨을 겁니다.

 

소설속의 데니소비치는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아침에는 천근만근 무거웠지만 그래도 오늘 하루는 운이 좋았다고 평하고 있습니다.

마치 현진건의 '운수좋은 날'에 나오는 반어법이 생각납니다.

소설의 내용 또한 소시민의 담백한 기록같습니다.

그러기에 이러한 제한적 서술이외에 기록되지 않은 날에 대한 상황이 더 잔혹하지 않았을까 하는 궁금증이 일어납니다.

 

인간의 자유, 인권 처럼 하늘이 준 기본권이라 인간들 서로가 억압해서 안된다고 여기는 모든 절대적 가치들... 

그래서 존엄하고 신성한 것이라고 우리가 항상 떠드는 모든 말들이 과연 현실에선 얼마나 실행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이 순간에도 그런 불합리한 사건들이 일어나고 있지 않을까요?

 

나에게 선택된 것, 또는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

따지고 보면 우리도 수 많은 억압 속에 살고 있고 우리가 자유라고 믿고 선택했던 것들의 대부분은

보편적 사회분위기에 따른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을 뿐...자신의 가치를 지니기 위한 절대적 자유는 아니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나의 하루는 정말 건강하고 자유로울까요?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