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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또 같이/KooLee의 무대 그리고 사람

소원을 이루는 순간을 보다

소원을 이루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대통령이 될 거야’, ‘세계일주를 할 거야’, ‘부자가 될 거야

사람들의 소원 목록은 대부분이 일생동안 이루기 어려운 것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그래서 소원은 잘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하여 소원을 이루는 현장을 보는 것 역시 쉽지 않습니다.

 

 

우연히 얼마 전 누군가가 소원을 이루는 장면을 마주하였습니다.

신촌 구석 후미진 지하 클럽에서 만난 직장인 밴드 'G-Prozect'

(이유는 모르지만 pro‘j’ect가 아니고 pro'z'ect 라고 합니다.)

 

 

 

무대를 오르기 전 쉴 새 없이 개구진 농담과 장난으로 해맑은 표정을 짓던 맴버들의 모습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오랜 친구들 모임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나 연주가 시작되자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진지한 표정으로 변했고 어떠한 일에 몰두하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매력을 내뿜으며 관객들이 G-Prozect를 집중하게 만들었습니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내일을 향해서같이 유명한 곡부터 ’, ‘밤바다와 같이 조금은 생소한 곡까지 다양한 곡을 공연하면서 분위기가 무르익어 갈 때 쯤 가슴을 흔드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다음 곡을 소개하며 함께 이야기 해준 메인 보컬의 작은 사연이 그것이었습니다.

 

넥스트의 영원히를 처음 듣고 언젠가 이 노래를 꼭 친구들과 함께 무대 위에서 연주해야지 했던 학창시절의 다짐이 어른이 되어 살아가며 작은 소원으로 남아 있었는데 지금 이루기 직전이네요. 모두들 커다란 꿈을 이루기 위해서만 살아가느라 작은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있는 건 아닌가 생각하게 됩니다. 여기 계신 분들도 저처럼 작은 소원을 이루며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공연을 마치고 G-Prozect는 관객의 여운 따위는 쿨하게 신경 쓰지 않고 다시 서로의 말꼬리 잡기에 정신 팔린 실없는 친구들의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소원을 이루는 사람의 모습을 보는 것이 참 기분 좋은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경험이었습니다.

어릴 적 쉽게 이야기 했던 소박한 소원들이 지금 나에게 얼마나 남아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아야겠습니다. 그리고 하나씩 이루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