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나를 잡기 위한 발버둥 헌책방에서 산 소설책 사이에서 꽃잎 책갈피가 떨어졌습니다. 중고서적을 읽다보면 종종 경험하게 되는 일이죠. 때로는 잘 눌린 나뭇잎이나 꽃잎이 끼워져 있고 때로는 감성적인 문구가 적힌 메모지가 발견됩니다. 별거 아닌 일이지만 책 사이에 그 것을 꽂아놓은 사람과 묘한 유대감이 느껴지는 순간입니다. 과거 감정의 기억을 흔적으로 남겨둔 사람과 지금 감정의 떨림을 나누고 있는 기분이랄까? 이런 순간이 주는 작은 선물 때문에 전 사람 손 때 묻은 책이 좋습니다. 공연은 언제나 생성과 소멸이 공존합니다. 무대 위 순간의 이미지와 소리는 시간의 흐름을 타고 사라집니다. 잔상도 없이 사라진 공연은 다시 잡을 수도 다시 꺼낼 수도 누군가와 공유 할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때로는 공연도 책 사이에 책갈피를 끼워 놓고 원하는.. 더보기 이전 1 ··· 954 955 956 957 958 959 960 ··· 101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