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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또 같이/갑출씨의 어영부영 책읽기

김종서와 조선의 눈물

김종서와 조선의 눈물

이덕일 선생의 책을 소개합니다.

전 개인적으로 이덕일 선생을 좋아합니다.

바꿔 말하면 그의 역사를 대하는 관점을 좋아한다는 것입니다.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소장이자 대학교 및 크고 작은 강의를 통해서 그의 역사관을 전파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 같은 보통사람이 책을 읽는 것 보다 더 많이 글을 쓰시는 분이죠.

그의 역사관을 제 나름대로 요약해보자면, ‘노론의 사관이 친일로 이어지고 현재의 기득권세력의 쳑결하지 못할 과제로 남았다’ 라는 것이고

고대사는 곧 현대사다. 라는 두 문장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고대사는 곧 현대사라는 키워드는 다른 책을 통해 짚어보겠습니다.

 

당쟁이 가져온 결과가 매국이라는 가슴 아픈 현실이 되었고

그 악순환의 시초는 바로 ‘김종서를 죽인 수양대군의 찬탈에서 출발한 것이다’라는 것이 이 책의 주된 요지입니다.

 

사실을 기반으로 한 교양역사서를 읽고 가슴 뭉클한 감동이 느껴진 건 거의 처음인 것 같습니다.

분명 소설이 아니지만 주인공에 감정이입이 되는 소설을 읽는 것 같고

인물들의 발언은 기록되었던 것을 다시 옮긴 것이지만

마치 나라의 안위를 걱정하는 영화 속 배우들의 노기어린 목소리 같았습니다.

 

그렇기에 정변(계유정난)의 주역들에게 더 분노를 금할 수 없습니다.

영화 관상에선 이정재배우의 열연으로 멋지게 그려지기도 했는데요.

이 책은 수양대군이 일으킨 정변과 개인의 탐욕이 조선의 역사를 어떻게 거꾸로 가게 만들었는지 여실히 보여줍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에 맞선 올바른 사람을 단지 패자라는 이유로 오랫동안 거들떠 보지 않았습니다.

 

권력과 부를 가진 사람은 법위에 올라서고 힘없는 민중들은 그들을 절대자로 신봉함으로써 자신의 나약함을 감춥니다.

하지만 찬탈한 권력에 대해 침묵했던 사회지도층 또한 공모자들입니다.

프랑스에서 나치정권이후 아무 짓도 하지 않았던 언론사에게 유죄를 내려 사주들을 처단한 것은

지도층의 침묵이 얼마나 무거운 범죄인지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조선의 눈물은 예견된 것이었습니다.

지금 우리시대의 눈물도 조금만 들여다보면 알 수 있었던 것처럼 말이죠.

그리고 이덕일의 문장이 아니었다면 이 슬픔과 시대의 과오가 구구절절 전달되기도 힘들었을 것입니다.

 

여느 소설보다 감동적인 역사교양서입니다.

지혜로운 리더십을 보여주었던 김종서 장군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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