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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또 같이/KooLee의 무대 그리고 사람

퇴근 후 공연장 프라임아트홀

퇴근 후 공연장

- 프라임아트홀 -

 

'퇴근하고 영화 한 편 볼래?'

퇴근시간이 가까워 오는 직장인이 애인 혹은 썸타는 이성에게 건낼 수 있는 일상적인 질문입니다.

 

이 질문에서 하나의 단어를 바꾸면

'퇴근하고 연극 한 편 볼래?'

 

공연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인정하기 싫지만...

어색합니다.

 

이 질문을 받은 사람의 대답은?

 

'음... 그냥 맥주나 한잔하자.'

'대학로 너무 멀지 않아?'

'피곤한데 편하게 영화관 가서 영화나 보자.'

뭐 이정도로 예상해봅니다.

 

맞습니다. 직장인은 힘듭니다.

9시간이 넘는 시간동안의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험난한 지옥철을 타고 멀리 혜화까지 가서

딱딱하고 비좁은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100분 가량 연극을 보고 있기에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오늘 하루도 너무너무 힘들게 보냈습니다.

 

평일 직장인에게 연극은 영화와 다르게 선듯 다가가기 쉽지 않는 문화생활입니다.

 

이런 퍽퍽한 상황에 한줄기 빛 같은 공간

(물론 이 역시 지역적인 한계가 있지만...)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한 때 하루 평균 유동인구가 가장 많다던 신도림역에 위치한 테크노마트

그 안에서 만날 수 있는 신도림 프라임아트홀.

 

- 여느 공연장 부럽지 않은 좌석 시설은 프라임아트홀의 매력지수를 한껏 높인다. -

'연극 = 대학로' 라는 고정관념만 깬다면

얼마든지 연극을 손 쉽게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주는 프라임아트홀은

2007년 12월 이후 지금까지 다양한 공연을 선보였습니다.

 

더욱이 실험적인 초연작보다는

오랜시간 대중에게 사랑받고 인정받은 공연 레퍼토리 위주 무대에 올림으로써

공연장을 찾는 관객들로 하여금 부담없는 관극을 할 수 있게 해줍니다.

- 8년이라는 시간동안 거쳐간 공연들의 포스터를 보고 있으면 관객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려는 프라임아트홀의 고민의 흔적을 느낄 수 있다. -

 

훌륭한 작품을 제작하는 것만이 공연계를 살찌우는 것은 아닐겁니다.

편하게 공연장을 찾아오는 문화를 만드는 것 역시 공연계를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공연장이 더 많아져야 합니다.

 

우리의 몸은 심장만 튼튼하다고 혈액순환이 잘 되지는 않습니다.

혈관도 막힘이 없이 고르게 퍼져 있어야 피가 잘 돌게 됩니다.

 

공연이 사람들과 더 가까워졌으면 좋겠습니다.

 

p.s. 매표소가 있는 11층에 가면 추억의 펌프를 만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