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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또 같이/류둥의 악흥의순간

가는 해, 오는 해

 

 

 

 

얼마 전, 반가운 지인과 만나 이른 저녁식사를 마치고 우연히 낙산공원 언저리에 올랐습니다.

그저 산책이나 하자며 무작정 간 것이라 급경사를 만나니 당황스럽기도 하더군요.

그래서 사이좋게 '여기까지만 가자' 고 했답니다.

그래도 조금은 머릿속이 맑아지고 트일만큼의 경치는 즐기고 온 것 같습니다.

늘 혼자 가는 길이라도 사진처럼 누군가가 멀찌감치서 함께 걷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면,

올해는 충분히 행복한 한 해를 보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곧 나이는 한 살 더 먹게 되겠지만, 다른 좋은 것들이 더 올 거라는 생각을 하다보니,

경쾌하고 신나고 흐뭇해지는 음악이 듣고 싶어지네요.

 같은 곡을 연주하더라도 누가 어떻게 연주하느냐에 따라서 다른 기분이 들기도 하지요.

아래 영상을 보시면, 분명히 기분이 좋아지실 거에요.

개인적인 취향입니다만, 제가 좋아하는 팀의 연주를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J.Haydn - Cello Concerto No.1 in C Major 중에서  I.Moderato
Steven Isserlis, Cello
Anthony Marwood, Leader
Norwegian Chamber Orchestra
 
하이든 첼로협주곡 1번은 언제 들어도 즐겁고 아름다운 곡입니다.
하이든이 30대즈음에 작곡한 곡인데 세상에 공개된 것은 200년이 지난 후라고 하네요.
1악장 도입부부터 경쾌한 오케스트라 연주로 시작하여 독주 선율이 얹혀지고, 그런 패턴이
되풀이되는 형식인데요, 가슴이 시원하게 뻥 뚫리는 느낌을 주는 곡이랍니다.
물론 협연자에게는 굉장한 고난의 시간이라고 할만큼 양손이 바쁜 곡이기도 합니다.
특히 영상에서는 노르웨이 챔버 오케스트라와 협연자의 호흡이 두드러지는 모습이
인상적이죠?
노르웨이 챔버 오케스트라는 다양한 장르의 연주를 선보이며, 멤버간의 독특한 호흡으로
늘 인상깊은 연주를 들려주는 팀입니다.
항상 열정적이고, 신나고, 적극적인 모습으로 연주를 하는데, 하이든 첼로협주곡 역시
그들의 개성을 엿볼 수 있는 곡인 것 같습니다.
하이든 첼로협주곡의 1번 선율처럼 당당하고, 즐겁고, 신나게 그리고 진지하게,
다가오는 새해를 맞이할 준비를 해볼까 합니다.
 
*Tip. 3악장까지 들어보시면, 가슴이 두근두근 벌렁벌렁 더 활력이 솟아날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