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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또 같이/류둥의 악흥의순간

오래오래 기억하고 싶은 노래

이따금씩 꺼내듣는 음악이 있으신가요?

기분에 따라, 날씨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다르기도 합니다만 저 역시 장르별로 있는 것 같습니다.

며칠 전에 문득 생각이 났습니다. 2007년이었던가, 벌써 꽤 여러 해가 지났지만

아마도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그 모습과 음악이 떠올라서 다시 꺼내보았지요.

 

 

 

 

직접 뵌 적도 없는데, 2007년 알반베르그 콰르텟(Alban Berg String Quartet)이 우리나라에서 고별연주회를 한다는 소식에 자석처럼 이끌려 예매를 하고 2층 좌석에 앉았습니다.

알반베르그 콰르텟은 1970년에 설립된,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아온 팀입니다. 창단 이후로 꾸준히 연주활동을 이어왔고, 특히 베토벤 전집 음반, 작곡가 알반 베르그나

베베른 등의 음반으로 최고의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그러다가 2005년 비올리스트 토마스 카쿠스카가 세상을 떠나면서 그의 애제자인 이자벨

카리니우스가 그 자리를 대신해 활동하기 시작했고, 한국에서의 고별연주회에서도 할아버지

세 분과 어우러져 연주하는 그녀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어떻게 말로 표현할까요?

 베토벤 현악사중주 130번의 마지막 5악장인 "카바티나(Cavatina)" 를 연주할 때는 먼저 세상을 떠난 비올리스트를 추모하는 그들의 마음이 참으로 깊이 전해졌기에 

조용히 눈물을 훔치는 관객도 많았습니다.

어떤 연주자가, 어떤 팀이 또 저렇게 연주할 수 있을까 생각하며 카바티나의 아름다움에

빠져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이따금씩 마음이 힘들 때도, 한편으로는 마음이 평화로울 때도 알반베르그 콰르텟이

연주한 카바티나를 찾아듣곤 한답니다.

 

 

 

 

 

Alban Berg String Quartet이 연주하는 Beethoven String Quartet No.13, Op.130 중 5악장 Cavatina 입니다.